요시다의 나날이 적나라하게。 - 머리말 & 맺음말 / 해석

2016. 6. 24. 02:34ㆍFINAL FANTASY XI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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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시다의 나날이 적나라하게。

‘파이널판타지14’는 어떻게 새로 태어났는가

요시다 나오키 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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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나라한 머리말’

주식회사 스퀘어에닉스 집행임원(개발담당) 제5사업부 부서장(Division Executive) 파이널판타지14 프로듀서 겸 디렉터 요시다 나오키. 앞에 늘어놓은 것이 제 정식 직함입니다. 스퀘어에닉스에 계약사원으로 입사한 뒤로 어느덧 12년, 스퀘어에닉스라는 회사가 좋은 점 나쁜 점 모두 포함해서 ‘하면 한 만큼’ 평가하는 회사라는 걸 새삼 느낍니다. 그리고 집행임원은 그냥 정사원에게 붙는 칭호 가운데 하나입니다. 참고삼아 알아두세요…….

‘파이널판타지14’ (이하 ‘파판14’)는, 콘솔 게임기 첫 MMO(다중 사용자 동시 참가형 온라인) RPG이자 전 세계적 열풍을 몰고 온 ‘파이널판타지11’의 뒤를 이을, 신세대 MMORPG로 발표되었습니다. 그러나 2010년 9월 발매를 앞두고, 알파 테스트, 베타 테스트를 진행하면서 많은 플레이어분들과 언론 관계자로부터 완성도에 대한 우려 섞인 목소리가 나오기 시작했습니다. 결국 무리하게 발매한 ‘파판14’는 완성도가 떨어진 탓에 많은 사람에게 실망을 안겨주었고, 언론에서는 비난이 쏟아졌으며, 속된 말로 “파이널판타지는 끝장났다”는 말까지 들었습니다.

2010년 12월, 당시 스퀘어에닉스 사장이었던 와다 요이치 씨가 플레이어분들을 향해 성명을 내고 개발 체제에 대한 쇄신을 발표하면서, 지금껏 서비스 중인 ‘신생 파판14’로 이어지게 됩니다. 원조 ‘구 파판14’에서 ‘신생 파판14’가 나오기까지 스퀘어에닉스 내부와 ‘파판14’ 개발팀에 어떤 일이 있었는지, “적나라하게” 풀어낸 것이 바로 이 책입니다.

……말은 그렇지만 사실 주간 패미통에 격주로 연재 중인 ‘요시다의 나날이 적나라하게。’라는 칼럼을 책으로 낸 거예요. 이번에는 ‘파판14’가 “새로 태어나는” 과정을 다룬 44회 분량과 +1회 이야기가 실려 있습니다. (잡지에는 60회 넘게 이어지고 있으니 혹시 다음에 또 나오는 건가?)

돌이켜 보면, ‘신생 파판14’가 나오고 나서 얼마 후 패미통 관계자로부터 ‘새로 태어나는 과정을 칼럼으로 써주지 않겠느냐?’는 제안이 왔는데 ‘개인 원고료도 못 받고, 개발이랑 운영으로 바빠서 힘들겠다’고 답했더니, ‘칼럼을 연재하는 동안에는 잡지에 쭉 ‘파판14’ 기사를 4페이지씩 실어주겠다!’고 해서 ‘그럼 홍보에 도움이 될 테니, 매주는 힘들고 격주로 해보겠다’고 시작한 것이 바로 이 칼럼입니다. 이런 부분을 솔직하게 써야 “적나라한” 것이겠죠. 참고로, 책에 대한 인세도 저한테 안 들어옵니다. (우리 회사는 부업금지)

요즘에는 책을 읽을 때, ‘머리말’이나 ‘맺음말’부터 읽는 분도 많을 것 같아서 미리 변명 삼아 말해두자면, 이 책은 옆길로 새는 경우가 아주 많습니다. 게임 제작 이야기나 PR에 대한 이야기는 그나마 낫지만, 칼럼이 아닌 개인적인 이야기에 가까울 때도 있고, 옆길로 샜다가 자꾸 딴 길로 빠질 때도 많으니 읽으면서 조심하시길 바랍니다. 조심해도 별로 달라질 건 없지만요…….

그리고 ‘이게 무슨 소리야!’ 할 만큼 이해하기 힘든 용어에는 주석을 달아 놓긴 했지만, 그 주석도 결국 제가 쓴 것이기 때문에 다분히 주관적일 수 있습니다. 그 내용을 그대로 믿고 다른 사람한테 말했다가, 틀리더라도 책임은 못 지니 양해해주세요. 그래도 Google 선생님만큼은 믿을 만할 겁니다 (생각보다 믿을 만한가?)

자, 여기까지 쓰고 나니 1300자 정도 되는군요. 머리말 치고는 충분한 것 같은데 키쿠치 씨(※) 괜찮나요? 그러면 여러분, 본편을 읽기 앞서 우선 맺음말에서 만납시다!

※ 키쿠치 씨 – 패미통 편집자, 오포네 키쿠치 씨. ‘파판11’, ‘파판14’, ‘메탈기어’ 시리즈를 각별히 아낀다는 소문이 있다. ‘파판14’ 기사 담당자로, 칼럼에서 대책 없이 떠넘긴 일을 몇 번이나 수습해줬습니다…… 미안해요.

‘적나라한 맺음말’

자, 머리말에 이어서 맺음말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 ‘응? 본편 다 읽고 나서 여기로 온 건데?’ 하는 분! 요즘엔 굉장히 귀한 독자이십니다. ‘머리말 읽기 전에 여기부터 온 건데?’ 하는 분! 그냥 이대로 읽어주세요. 솔직히 말해서, 어디부터 읽든 크게 차이는 없으니까요. (핵심 내용을 맺음말에 쓰는 사람은 없잖아요)

이 책에는 제44회 칼럼까지 실려 있지만, ‘요시다의 나날이 적나라하게。’는 주간 패미통에서 지금도 격주로 연재 중입니다. 아직 그만두라는 연락은 안 왔으니, 당분간 더 이어갈 듯하군요. 혹시 이 책을 읽고 나서, 살짝 관심이 생긴 분은 잡지 글도 함께 봐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격주이긴 해도 연재를 시작한 지 벌써 2년 반. 그동안 일본 게임 시장 환경은 물론, MMORPG 시장도 계속 달라졌습니다. 게임을 즐기는 방법이나 세대가 크게 바뀌었으며, 특히 세계 MMORPG 시장은 꽤 힘겨운 상황에 놓인 듯 보입니다. (이러한 이야기는 44회 이후에 주로 다루고 있습니다)

이번에 책을 내면서 옛날 칼럼을 쭉 다시 읽어봤는데, 이미 시대에 뒤처진 분석이나 개념이 있길래 내용을 고쳐야 할지 상당히 망설였습니다. 고심 끝에, 오해를 살 만한 구절과 잘못된 지식을 전달할 수 있는 부분은 고치고 내용을 덧붙였습니다. 하지만 고작 2년 반이라는 기간 동안, 게임 시장과 환경이 어떻게 달라졌는지에 대한 관점도 남기고 싶었기에 이러한 추가/수정은 최소한으로 줄였습니다.

그러고 보면, 잡지에 칼럼을 연재하고 난 뒤로 알게 된 게임 업계 분들 가운데 ‘패미통 칼럼 읽었어요!’ 하고 인사를 건네주는 분이 많았습니다. 의심이 많은 저 요시다는 ‘그냥 예의상 하는 말인가!?’ 하고 슬쩍 떠봤지만, 제대로 대화가 통하는 걸 보면 그래도 읽고 계신 분이 어느 정도 있는 듯합니다. 하하.

그러면서 ‘에이, 누가 대신 써주는 거 맞죠?’ 하는 말도 자주 듣는데요. 매번 듣는 건 아니지만 두 번당 한 번꼴로 있는 걸 보면, 다들 요시다가 얼마나 바쁜지 알고 계신 건지, 혹은 ‘요시다는 분명 그러고도 남을 거야’ 하고 여기시는 건지, 가끔 문체가 달라져서 그런 건지, 아니면 전부 다 인지 모르겠지만……. 그런 대필 작가는 옛날 옛적 아주 인기 많은 작가 선생님한테나 있을 법한 이야기입니다. 게임 개발자가 쓰는 개인 칼럼을 대신 써주겠다고 나설 사람도 없겠지만요. 돈이 안 되니까요.

일단 한 마디 덧붙이자면, 문체가 각 회마다 ‘들쑥날쑥’한 것은 제 취미 때문입니다. 내용에 따라 어느 정도 맞추는 편이긴 하지만, 문체를 바꾸면서 개인적인 욕구를 발산하고 있거든요. (특히 44회 이후 칼럼에서 이런 현상이 잘 드러납니다. 이 책에서는 그나마 통일한 편이죠)

요즘 요시다는 프로듀서 겸 디렉터로서 맡은 경영이나 회사 전체와 관련된 안건이 많은 탓에, 게임 자체에는 좀처럼 ‘직접 쓴 문장’을 넣을 기회가 없습니다. 물론 솜씨 좋은 작가진이 따로 있고, 그들과 함께 스토리 구성에 대한 회의를 몇 번이나 하면서, 써온 내용에 거침없이 빨간 줄을 긋는 경우도 있습니다. 그렇지만 아무래도 제가 직접 쓴 글로 무언가를 발표할 기회는 많이 줄었어요.

저는 원래 게임 스토리를 쓰고 싶어서 게임 업계 들어왔습니다. 제가 생각한 스토리를 실현하려면 주위 사람들 믿음도 얻어내야 하고, 때로는 하기 싫은 일도 맡아야 하죠. 하지만 그렇게 죽기 살기로 열심히 일했더니, 하고 싶은 일에서는 점점 멀어지다니……. 세상일 참 뜻대로 안 되는군요. 그러니 칼럼 문체가 자꾸 바뀌는 것은, ‘내 이야기를 쓰고 싶다’는 개인적인 욕구가 분출된 것이라 여겨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자, 그럼 슬슬 마무리하죠. 책 마지막에는 같은 제5사업부 소속이자, ‘파판14’를 다시 일으켜 세우는 데 같이 목숨을 걸었던 타카이 히로시, 미나가와 히로시 씨하고 함께 나눈 삼자회담이 실려있습니다. 여기에는 칼럼 제1회 ~ 4회 ‘체제변경전야’에 해당하는 에피소드가 많아요. 어디서 쉽게 듣기 힘든 이야기니까, 이 부분도 본편이랑 같이 재미있게 읽어주시기 바랍니다.

이 칼럼을 격주로 쓰면서 참 많은 분들께 도움을 받았습니다. 그중에서도, 같은 회사 안에 있다곤 하지만 매번 아슬아슬하게 원고를 넘기는 제 칼럼을 한발 앞서 확인해주고, 오・탈자처럼 틀린 곳을 지적해주는 데다, 멋진 감상까지 들려주는 커뮤니티팀 소속, 일명 ‘몰볼’로 불리는 무로우치 토시오 씨에게 가장 크게 감사드립니다.

또한, 편집부 측하고 매번 연락을 취해주는 ‘파판14’ 홍보팀 담당자 나카가와 씨에게도 감사드립니다. 그리고 ‘대체 언제까지 칼럼을 쓰실 건가요?’ 하고 불평하면서도, 제 업무와 스케줄을 관리해주는 어시스턴트 프로듀서 마츠다 씨, 늘 고맙습니다. 너무 적나라한 내용은 없는지 확인해주는 스퀘어에닉스 홍보 스태프 여러분에게도 이 자리를 빌려서 감사하다는 말씀드립니다.

이번에 책을 내면서 패미통 편집부 여러분께 또다시 도움을 많이 받았습니다. 출판을 지원해주신 하마무라 씨, 정말 고맙습니다! 그리고 짧은 스케줄 속에서 멋진 표지 일러스트를 그려준 요시다 아키히코 씨에게도 깊은 감사드립니다!

추천글은 제 몇 안 되는 친구이자, 좋은 형님으로서 항상 저를 아껴주는 주식회사 레벨파이브 대표이사 사장/CEO 히노 아키히로 씨가 써주셨습니다(※). 나중에 또 한잔 마시면서 함께 게임 이야기를 나누시죠!!

그리고 늘 아슬아슬하게 넘긴 원고를 어떻게든 잡지에 실어주고, 억지스럽고 어려운 부탁을 들어주며, 게다가 이번 책 출판에 열정을 쏟아준 오포네 키쿠치 씨, 앞으로도 부디 잘 부탁드립니다.

마지막으로, 무엇보다 ‘파이널판타지14’를 즐겨주시는 빛의 전사 여러분과 이 책을 손에 들고 계신 여러분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자, 그러면 아직 본편을 읽지 않으신 분께서는 본편을 봐주세요!

본편을 읽고, 이 책이 살짝 마음에 드신 분! 어쩌면 1년 반 뒤가 될지도 모르지만, 다음 권에서 만납시다. 만약 다시 책이 나온다면 말이죠…….

2016년 5월 요시다 나오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