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널판타지14' 던전으로 보는 '창천' 세계관. 제1탄 '어스름 요새'

[전격여단 모험록] '파이널판타지14' 던전으로 보는 '창천' 세계관. 제1탄 '어스름 요새' (원문 링크)

 

'파이널판타지14: 창천의 이슈가르드'에는 다양한 던전이 추가되었습니다.

주요/부가 퀘스트 관련 던전 6개와 주요 퀘스트를 마친 후 열리는 숙련자 던전 2개죠.

 

저마다 독특한 풍경과 생태계를 가졌으며, '파판14' 세계관 설정을 담고 있지만 던전 안에서는 대부분 서둘러 움직여야 하는 데다 전투를 하느라 바빠서 주위 둘러볼 틈이 없었던 모험가 여러분이 많을 겁니다.

 

그리하여 이번 회부터 던전에 대해 꼭 알아야 할(?) 이런저런 사실을 전격여단 단원 Mag가 소개하겠습니다!

개발진이 직접 밝힌 배경설정도 함께 봐주세요.

 

  본 기사는 스포일러 요소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아직 '창천의 이슈가르드' 주요 퀘스트를 마치지 않은 분은 주의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 폐허를 수색하라! 견고한 드래곤 수비 요새, '어스름 요새'――

 

첫 회는 '창천의 이슈가르드'에서 가장 처음 마주하는 던전 '어스름 요새'에 초점을 맞추려 합니다.

 

원래 이 '어스름 요새'는 성도를 지키기 위한 중요거점으로, 굳센 정예 기병단이 머무르던 난공불락 요새였습니다.

하지만 위성 달라가브가 떨어지며, 바하무트가 내뿜은 불꽃―― 다시 말해, '제7재해'를 통해 불어닥친 거센 폭풍에 휩쓸려 요새 안팎이 크게 부서지고 말았습니다.

 

게다가 제7재해로 인해 커르다스 지역에 엄청난 추위가 밀려오면서 이곳에 머무르던 병사들 역시 기운과 체력이 한계에 달하고 말았다는 것이 어스름 요새에 얽힌 배경 이야기입니다.

 

모험가는, 어떤 인물이 그 아내와 맺은 사랑에 대한 증거로 이슈가르드 교황청에 바친 뒤, 어스름 요새에 있는 전쟁신 할로네 동상을 장식하게 된 푸른 사파이어 '빙창석'을 찾아달라는 부탁을 받고 이 요새에 발을 디디게 됩니다.

 

그리고 그곳에서 목격한 것은, 요새 안쪽까지 처참히 부서진 채 마물과 좀비들이 떠돌아다니는 끔찍한 광경이었습니다.

한때 난공불락 요새라는 이름을 뽐내던 굳건한 모습은 돌로 만든 외곽에서 겨우 그 흔적만 찾아볼 수 있었죠.

 

◆ 제7재해가 일어난 뒤, 도대체 무슨 일이 일어난 것인가――?

 

이 수수께끼를 풀 열쇠는 요새 안에 남아있던 일기 속에 담겨있습니다.

벌써 많은 모험가 여러분이 찾아보셨겠지만, 여기서 한 번 더 살펴봅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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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의 일기

 

운석이 비처럼 쏟아지고, 검은 그림자가 불을 뿜는다.

내가 체험한 모든 것을 후세에 전하기 위해

기사 파스칼레 누타유가 여기에 적는다. 

 

그야말로 세계의 종말이 왔는지도 모른다.

병사들도 이구동성으로 '제7재해'가 닥쳤다며 아우성친다.

이 글을 읽는 사람은 진실이 무엇인지 알고 있을까?

 

지휘관 유헬메릭 경의 지시로

요새 내부 피해를 조사한 결과, 생각보다 상황이 심각했다.

그토록 견고했던 성벽이 무참히 무너진 것을 보라.

 

병사들은 성도로 철수하기를 바라고 있지만,

유헬메릭 경은 요새를 사수하기로 결단을 내렸다.

당연한 일이다. 어스름 요새는 성도를 지키는 방패이기 때문이다.

 

무너진 잔해를 치우며 최선을 다해 구조 활동을 벌였지만,

고작 몇 명밖에 구해내지 못했다.

구조된 자들도 요 며칠 불어닥치는 한파로 점점 쇠약해지고 있다.

 

때아닌 눈이 내릴 정도로 추운 날씨가

다치고 녹초가 된 우리의 체력을 갉아먹는다.

아직도 성도에서 구조대는 오지 않는다.

 

눈과 얼음에 갇힌 요새 안에서 반란이 일어났다.

비축된 식량이 곧 바닥난다는 사실을 알게 된 병사들이

유헬메릭 경에게 철수를 요구한 것이 계기였다.

 

그러나 유헬메릭 경은 끝까지 요새를 사수하겠다며 거부했다.

결국 처참한 전투가 벌어졌고, 수많은 목숨이 스러졌다.

불행 중 다행인 것은 신선한 고기를 얻었다는 것 뿐…….

 

나는 죄를 범했다.

추악한 죄…… 그래, 이것이 죄가 아니면 무엇이겠는가.

하지만 살아남기 위해서는 어쩔 수 없었다…….

 

가족의 품으로 돌아가려면 반드시 살아야한다.

하지만…… 생존이란, 삶이란 대체 무엇이란 말인가?

그들은 '살아 움직이고' 있지 않은가! 분명히 죽은 자들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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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일기에 적힌 '유헬메릭 경'은 사실 '구 파판14'에 이미 나온 인물이며, 이슈가르드 사대 명가 중 하나인 '뒤랑데르 가' 기사단을 이끌 만큼 용감한 자였습니다.

 

그는 결혼하고 얼마 지나지 않아 어스름 요새 지휘관 자리를 맡게 되었고 그러면서 보물로 간직하던 푸른 사파이어를 교황청에 바쳤습니다.

……다시 말해, 모험가가 이 요새로 찾으러 온 '빙창석'의 원래 주인인 셈이죠.

모험가한테 '빙창석'을 가져와 달라고 부탁한 윌드테오는 그 아버지였던 것입니다.

 

요새 안에서 일어난 사건은 기사의 일기에 어느 정도 적혀있지만, 한 가지 풀리지 않는 궁금증이 있습니다.

'신선한 고기'를 먹은 뒤, 죽은 줄 알았던 기사들이 다시 일어나 좀비처럼 변한 일이죠.

이미 던전을 진행한 모험가라면 아시겠지만, 유헬메릭 경 역시 좀비가 되어 모험가를 덮치고 맙니다.

'신선한 고기'를 먹고 죽었더니 좀비가 되었다……?

 

이 상황에 대해 여러 가지로 짐작해본 모험가도 계시겠지만, 주요 퀘스트 내용을 통해 드러난 사실을 바탕으로 다시 한 번 살펴봅시다.

 

[사실 1]

이슈가르드 사람은 다들 그 조상이 삼킨 드래곤족 피를 조금씩 이어받고 있다

 

[사실 2]

드래곤족 성질을 지닌 자(이슈가르드 사람)가 드래곤족 피를 마시면 드래곤족 졸개로 변신한다

(단, 처음에는 곧 인간으로 돌아온다. 자꾸 하다 보면 점점 완전한 드래곤족이 되어간다)

 

[고찰 및 추측 1]

이슈가르드 사람은 자신과 마찬가지로 드래곤족 피를 이어받은 동포의 피와 살을 먹음으로써 불완전하게나마 변신하는 힘이 생김?

 

[고찰 및 추측 2]

피에 담긴 힘이 적어서 처음에는 별 효과가 없었고, 살아있는 동안 변신하는 힘이 생기지 않았지만 죽고 나서 남은 육체에 일시적인 생명을 부여함?

 

[고찰 및 추측 3]

그 결과, '좀비'와도 같은 존재가 되고 말았다?

 

과연 그 진실은 무엇일까요――? 개발진 여러분께 이야기를 들어보았습니다!!

 

◆ '어스름 요새' 설정―― 이곳에서 일어난 사건의 진실은

 

'파판14' 개발진 여러분께 물어보았습니다!

 

―― '어스름 요새'를 만들 때 잡은 방향성 혹은 설정은 무엇이었나요?

 

'이슈가르드에 있는 드래곤 수비 요새'라는 기본 설정이 강철 경계초소하고 겹쳤기 때문에 어떻게 해도 비슷한 내용이 될 우려가 있었습니다.

그래서 일부러 '드래곤이 나오지 않는' 것으로 정했으며, '재해로 인해 무너진 뒤, 그대로 버려진 탓에 야생 생물이 들어섰다'는 상황을 택했습니다.

 

하지만 그러면 짐승이나 마물들만 잔뜩 나오기 때문에 '이곳을 지키던 기사들은 어떻게 되었을까' 하는 요소를 넣어 호러물 같은 분위기를 내기로 했습니다. 그래서 던전을 진행할수록 점점 분위기가 바뀌죠.

 

―― 기사의 일기에 나오는 '유헬메릭 경'은 '구 파판14'에 나오는 인물인데요, 이 인물을 고른 이유 혹은 배경설정이 있나요?

 

일기를 통해 이 요새가 왜 버려졌는지 표현하려고 했을 때, 누군지 모르는 인물보다 레거시 플레이어 여러분이 '흐뭇할 만한' 요소가 있으면 좋을 것 같았어요.

참고로, 일기를 쓴 파스칼레 역시 '구 파판14'에서 유헬메릭 부하로 나온 인물입니다.

 

유헬메릭

파스칼레

 

―― 혹시 유헬메릭 경처럼 '구 파판14' 시절부터 간직해오다가 이제야 풀어놓은 소재가 더 있나요?

 

'구 파판14' 요소를 넣은 내용은 다음과 같습니다.

 

기공사 퀘스트 '로스튼스탈'. 보석공예가 퀘스트 '콜베르누'.

이건 꽤 공들여서 이야기를 만들었습니다.

 

PvP 지역 '봉인된 바위섬'.

이건 '구 파판14' 림사 로민사 편에 나온 '방황하는 제비꼬리'이자, 스탈만이 로스튼스탈이 되는 계기를 만든 사건이 일어난 곳이죠.

 

아씨엔 프라임은 '구 파판14' 시절 아씨엔 디자인을 가져온 것입니다.

특히, 영어권 플레이어 여러분이 '그 아씨엔은 어떻게 된 거냐'는 의견을 많이 주셨거든요…….

 

(* 역주: 아래 내용은 구 파이널판타지14 주요 퀘스트 내용을 포함하고 있습니다.)

 

림사 로민사 바라쿠다 기사단 단장이었던 인물.

(이 자리는 후에 레이너 한스레드가 이어받는다)

 

'스탈만'은 옛 루가딘 말로 강철을 뜻하는 스탈 (Sthal/スタル)과

남자를 뜻하는 만 (Mann/マン)이 합쳐진 이름이다.

 

참고로, 멜위브는 '바다 여자'라는 뜻.

 

 

'로스튼(Rostn/ロストン)'은 옛 루가딘 말로 '녹슨 (錆びている)'이라는 뜻이다.

 

'녹슨 스탈만'이라는 뜻으로 여겨진다.

 

기공사 퀘스트 '녹슨 철문에 가려진 참회'와 무언가 관련이 있는 듯하다.

 

구 파판14에서 프라민의 연인으로 나온 '니엘프렌'의 동생이자, 보석점 에쉬템 전 지배인의 아들

 

구 파이널판타지14 시절 아씨엔

 

―― 그리핀은 아발라시아 구름바다에 주로 사는 것 같은데, 보스 그리핀이 그곳에 있던 이유는 무엇인가요?

 

사냥감을 찾아서 왔습니다.

아까 말한 것처럼 이곳에는 야생 생물이 많기 때문에 이걸 잡으려고 구름바다에서 내려왔다는 설정입니다.

 

―― 신선한 고기를 먹고 좀비가 되었다…… 이렇게 여겨지는 일기 내용이 있는데요. 좀비가 된 이유, 혹은 드러나지 않은 설정이 있다면 알려주세요

 

배경설정으로 삼은 '사건의 진상'은 이러합니다.

 

(1) 병사들이 반란을 일으켜, 유헬메릭 및 파스칼레 같은 기사들이 진압.

(2) 아~ 배고파. 근데 신선한 고기가 생겼네? 우걱우걱.

(3) 죽은 병사를 제대로 장례 치르지 않은 탓에 사체를 그릇 삼아 하급 요마가 쓰였고, 좀비 병사로 바뀜 (혹은 원념에 의한 유령화)

(4) 죽은 줄 알았던 좀비 병사들한테 둘러싸여 유헬메릭을 포함한 기사들도 살해당함

(5) 기사들도 제대로 장례 치르지 않아 같은 일 반복

 

―― 이 지역에 나타난 새로운 몬스터의 습성 같은 배경설정이 있으면 알려주세요

 

서부고지에 있는 '추운 지역에 살 법한 생물(올리펀트, 북극곰, 예티, 야크, 미로돈)'은 원래 알데나드 소대륙 북쪽 (북부 아발라시아 산맥)에 살던 것들입니다.

커르다스(중앙 아발라시아 산맥)가 추워지면서, 이것들이 남쪽으로 내려왔다는 설정이죠.

 

어스름 요새에 대한 탐구는 이상으로 마치겠습니다.

개인적으론 좀비로 변한 이유가 드래곤하고 관계없었다는 사실에 놀랐습니다.